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묘르닐서버 : 달라이 마도
“여보, 오늘 무슨 날인 줄 알아요?”
“알지. 우리 결혼기념일이잖아.”
매년 이 날을 잊을 순 없죠. 늘 해왔던 것처럼 향을 피우고, 제사상을 차렸어요.
기독교 신자인 저희지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마음이 너무 아파서..
무슨 짓을 하고 있냐구요? 죄송해요. 설명을 안 드렸네요.
저희 부부가 결혼하던 날 예식장에서 제공한 식사에 문제가 있었어요.
뷔페식 요리 중 어느 것이 문제였던건지.. 손님 대부분이 쓰러지셨고,
몇 분은 병실에서 그만 고인이 되고 마셨어요.
저희는 그때 신혼여행을 떠나는 비행기 안에서 행복에 겨워있었는데..
그 날의 충격 때문에 저흰 이렇게 향을 피우고 상을 차려서 그 분들의 넋을 위로한답니다.
“이제 됐어. 치우자. 케잌 사왔어.”
“와인도 하나 딸까요? 우후후.”
처음엔 눈물로 사죄했어요. 갈수록 덤덤해졌고..
죄송해요. 앞이랑 말이 다르죠? 저희도 별 수 없나봐요.
우리 부부한텐 남의 일이고, 1년에 한 번 있는 결혼기념일인데
언제까지 남의 집 제사를 같이 지내줄 순 없잖아요.
저희 잘못도 아니고.. 할만큼 했으니까.. 이제 좀 잊고 싶네요.
내년부턴 이런 귀찮은 일 안 할 거에요. 진짜 우리 잘못도 아닌데 짜증나.